장성한 두 아들의 결혼을 대비해 층을 나눠 독립 주거가 가능하도록 지은 주택이다. 현관, 주방을 아래 위층에 각각 설치하고, 1층에서 2층과 연결된 계단실 문도 내외부에 마련해 측면에서 2층으로 바로 향하도록 했다. 서울 단독주택에 거주했던 건축주는 더욱 안락한 생활을 위해 올해 7월 지금의 주택으로 이주했는데, 공기가 좋고 소음이 없으며 생활이 편리해 모든 것에 만족스러워 한다.
건축정보 위치 : 경기도 부천시 작동 | 건축 구조 : 복층 경량 목조주택 | 대지 면적 : 230.2㎡(69.6평) | 연면적 : 177.1㎡(53.6평), 1층 - 92.4㎡(28.0평) 2층 - 84.7㎡(25.6평) 외장재 : 스터코, 석재, 갈바늄 강판 | 지붕재 : 징크 | 내장재 : 실크 벽지, 복합대리석 타일(아트월) | 바닥재 : 대리석(1층), 강화마루(2층) 난방 : 가스보일러 | 설계 : 엔디건축사㈜ | 시공 : 엔디하임㈜ 1544-6455 www.ndhaim.co.kr
서울 용산, 도심 한가운데 단독주택에 살면서 늘 소음에 시달렸던 건축주는 몇 년 전부터 계속된 각종 개발로 주택 인근에 고층 건물이 들어서자 소음은 더욱 심해졌고 답답한 느낌마저 들었다. 갈수록 조용하고 공기 좋은 곳으로 이주하고 싶다는 욕구가 들었다. 그래서 선택한 곳이 경기도 부천 작동에 있는 단독택지지구다. 상업, 의료 등 각종 기반 시설이 들어서 생활이 편리하고, 상가가 없는 단독주택 밀집지역이라 소음도 적을 것으로 판단했다.
현관 따로, 주방 따로… 층을 분리한 공간 구성 주택의 포인트는 층으로 구분한 공간구성이다. 대부분 주택은 층을 나눠 공용 공간과 개인 공간을 구분하지만, 부천 주택은 아래 위층을 완전히 분리해 독립주거가 가능하도록 했다. 건축주 명인숙(54세) 씨는 "장성한 두 아들이 있는데 애들이 결혼하면 같이 살고픈 마음에 1층과 2층을 분리했어요. 처음에는 굳이 이럴필요까지 있느냐고 하던 아이들이 막상집을 짓고 나니 앞다퉈 자기가 살겠다고 해요. 며느리가 반대하면요? 그때는 2층을 세주기로 했어요"라고 말했다. 주택은 현관이 정면과 측면 두 곳에 놓였다. 측면 현관이 2층 계단실과 바로 연결되고, 1층에서 계단실로 통하는 문을 닫으면 2층 현관과 완전히 분리되는 구조다. 건축주는 추후 이곳에 벽을 설치해 아예 출입을 막을 계획이다. 그리고 2층에도 1층과 비슷한 면적의 거실을 놓고, 2층 가족실을 향후 주방으로 사용하도록 수도와 배관을 설치했다. 92.4㎡(28.0평)에 불과한 건축면적에 이렇게 아래위로 독립된 주거 공간을 배치하다 보니 건축주와 설계를 맡은 엔디건축사㈜는 불필요한 공간을 없애고 최대한 실용성을 강조하는 쪽으로 설계 콘셉트를 잡았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선택'이 중요했다. 과감하게 버릴 공간을 정해야 했는데, 여기에는 건축주 의견을 적극 반영했다. 명인숙 씨는 "이전 단독주택에 살 때 느낀 게 방이 클 필요가 없다는 것이었어요. 잠만 자는 침실을 크게 하니 아무래도 버려지는 공간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방 크기는 줄이고 거실 면적을 늘려 달라고 이야기를 했지요"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는 두 아들이 출가하면 부부만 남을 텐데 괜히 크게 지을 필요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작은 면적으로 부족한 수납공간은 계단실 아래공간을 활용했다. 주방과 거실을 잇는 돌출한 복도 벽면이 계단실로, 건축주는 포인트 벽지로 마감해 전체적인 인테리어 콘셉트에 맞추면서 그 안을 수납공간으로 쓰고 있다.
난방비를 고려해 목구조 선택 당초 건축주는 경기도 양평을 전원주택지로 마음에 뒀다. 전원생활을 하기에 양평만한 곳이 없다고 생각했으나 교통 여건이 발목을 잡았다. 남편과 아들이 서울에서 직장 생활을 하기에 출퇴근하기에 무리라는 판단이 들었던 것이다. 그래서 서울과 가까우면서 교통이 편리한 지역을 물색하다 이곳을 찾게 됐다. 조만간 지하철 7호선이 연장 개통할 예정이어서(현재 개통돼 운행 중이다) 작동은 교통 여건 면에서 만큼은 전혀 흠잡을 데가 없었다. "남편이 아직 현직에 있고 아들도 직장을 다니는 상황에서 이를 무시하고 공기 좋은 곳을 찾아갈 수만은 없었어요. 모든 것을 다 얻을 수는 없으니 포기할 것은 포기해야지요." 주택을 올리기 전 건축주가 가장 먼저 한 일은 주변을 돌아다니며 이웃이 될 사람에게 자문을 구한 것이다. 어떤 구조로 지었는지, 면적은 어느 정도인지, 난방비는 얼마나 나오는지 등 사전 조사를 꼼꼼히 해 건축에 반영했는데, 처음 철근콘크리트주택을 고려했다가 경량 목구조로 변경한 것은 난방비 부담이 만만치 않다는 주변의 말을 들어서다. 건축주는 "인근에 사는 분들에게 여쭤봤더니 난방비가 만만치 않게 나온다고 하더라고요. 겨울에 평균 60만 원 정도라는데, 그 말을 듣고 아무래도 계획했던 철근콘크리트구조는 안 되겠다 싶었어요. 그래서 단열에 조금 더 유리한 목구조로 짓게 된 겁니다"라고 설명했다. 건축주 부부는 단독주택을 지은 경험을 되살려 설계에서 시공에 이르는 전 과정을 꼼꼼히 챙겼다. 작은 인테리어 자재 하나까지도 따져 가격 대비 효용성이 있는지, 인체에는 해롭지 않은지 세심하게 골랐다. 이렇게 해서 모습을 드러낸 주택이 부부는 매우 만족스럽다. 건축주는 처음부터 끝까지 딱 한가지만 생각했다고 한다. '다른사람 시선은 생각하지 말고 내가 살기에 편한 집을 짓자'. 나와 맞지 않는 주택은 불편하고 거추장스러울 뿐이라는 것을 건축주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글 홍정기 기자 사진 최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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