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망권이냐, 일조권이냐

《시경詩經》에 집터를 볼 때
“음양陰陽을 보고, 물이 흐르는지를 살펴야 한다”
는 구절이 있습니다. 춥고 따뜻한지 그리고 물을 얻을 수 있는지에 관한 내용입니다.

우리나라는 사계절이 뚜렷하기에 햇빛과 바람의 방향을 충분히 고려해야 합니다.
예로부터 북쪽이 높고 남쪽이 낮은[北高南低] 택지를 선호했습니다.
겨울에 따뜻하고 배수가 잘 될 뿐 아니라 남쪽은 넓게 트였기 때문입니다.

요즘 전원주택은 조망을 중시하기에 앞으로 드넓은 평야가 펼쳐지고, 그 너머로 강물이 흐르고, 저 멀리 산이 바라보이면 북향도 마다하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런데 낮이 짧아 일조량이 적은 이 겨울철을 생각해 보았습니까?

강원도 인제의 한 산골마을에 북향집을 짓고 생활하는 임 모씨의 얘깁니다.
“작년에 며칠이긴 했지만 내린 눈으로 길이 막혀 꼼짝없이 갇혀 지낸 데다 세찬 바람을 맞받아 난방비는 둘째치고 밖에 나갈 엄두조차 내지 못했여요. 다른 때는 잘 찾아오던 아이들은커녕 이웃도 발길을 끊어 무료해서 혼났다니까요."

이렇듯 전원주택을 지을 택지는 조망권 못지 않게 일조권도 중요합니다.
물론 조망권과 일조권을 두루 갖춘 택지를 찾는다면 금상첨화겠지요. 이상 전원주택라이프 윤홍로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