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1정책 ‘불 난 집에 양동이로 불 끄는 격’

10월 21일 정부가 발표한 <가계 주거 부담 완화 및 건설 부문 유동성 지원·구조 조정 방안>은 자금난에 시달리는 주택 건설사의 거래 유동화 측면에서는 숨통을 틔워 줄 것으로 보이나, 현 시장에서 수요 진작으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다.

하루가 멀다고 부동산 정책이 발표됐지만 시장 반응은 냉담했을뿐더러, 이번 정책 역시 그 효과는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세계적으로 금융시장이 불안한데다 주택 가격까지 하락하고 있어 수요자들의 투자 심리가 살아나기에는 역부족이다.

이번 대책과 관련하여 부동산뱅크 김용진 본부장은 “수도권 주택투기지역에서 해제될 경우 6억 원 초과 아파트도 집값의 60%까지 대출 받을 수는 있겠지만, 실질적인 대출금리가 떨어지지 않는 이상 큰 효과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여유 자금이 있는 일부 수요층에게만 혜택이 주어지는 격이다”라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이어 “국민의 세금으로 미분양 주택이나 토지를 매입한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 또한 신규 계약자와 기계약자 간의 분양가 차이 등으로 형평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오히려 혼란을 더 가중시킬 것이다”라 지적했으며, “16만 가구에 육박하는 미분양 아파트가 이로 인해 해소되지는 않을 것이며 임대아파트로 전환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부가 서민들의 주택공급을 목적으로 임대아파트 공급을 확대하기로 함에 따라 향후 임대아파트에 대한 공급과잉 문제도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부가 나선 만큼 건설사에도 수요자들을 위해 분양가 할인 등을 해주지 않는 이상 이 정책은 미봉책에 불과할 뿐이다”고 말했다.

또한 김 본부장은 “토지를 매입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주택 건설사가 단순히 대출 개념으로 받아들여 단기간 유동성 부분을 확보하는 측면이 될 것이다. 그 이후 일정 기간이 지나 주택 건설경기가 활성화된다면 다시 매입하려는 경향이 높을 것이다”라 말했다.

일시적 양도세 비과세 대상도 전국으로 확대된다. 일시적 1가구 2주택 보유자에 대해 현재는 1년 안에 집을 팔지 못하면 양도세를 내야하지만, 이번 정책에 따르면 양도 기한이 1년에서 2년으로 연장되고, 해당지역도 전국으로 확대돼 양도세를 면제받게 된다.

이에 부동산뱅크 신경희 선임연구원은 “지방의 가장 큰 문제는 수급이다. 수요가 없어 집값이 빠지는데 전국으로 양도 기한이 연장된다고 하더라도 지방에 미치는 영향은 없을 것이다. 워낙 미분양이 많아 집값 하락에도 한 몫을 하기에 지방에 양도세 비과세를 두지 않는 이상 미분양 해소는 물론 지방 수요가 늘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신 연구원은 “주택투기지역이 해제될 경우 전매제한이 허용되는 매물이 많이 나올 수 있다. 때문에 분양권이나 기존 주택 중에 급급매물을 찾아 내 집 마련을 해보는 것도 기회가 될 수 있다”며 “거시경제가 좋아져 수요가 되살아나기 전에 주택 하락시점을 최대한 이용해 보는 것도 전략이다”라고 말했다.

주택시장이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는 현 시점에 정부에서 어떠한 조치를 취하더라도 활성화 되기는 어려우며, 이번 정책 역시 ‘불 난 집에 양동이로 불을 끄는 격’인 긴급 처방이다. 부동산 시장이 하락하고 있는 실질적인 원인을 찾아 서민들의 주거 안정을 도모할 수 있는 대책을 구사해야 될 것으로 보인다. -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