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착수된 상주 녹동마을 재개발사업은 2009년 5월 과거와는 대조적인 쾌적하고 살기 좋은 농촌 마을로 탈바꿈시켰다. 자동차가 드나들 수 없었던 예전 좁은 골목길은 대폭 넓혀졌고 마을 공동 주차장과 창고 등이 마련돼 주민들에겐 더없이 편리하다. 깔끔한 새 건물들도 세워져 12세대가 입주 완료했다. 마을에 들어섰을 때 방문객의 시선을 사로잡는 건 자연친화적인 육중한 원목을 적용한 통나무집의 무리다. 같은 양식의 통나무집 5동이 배치돼 있어 단지 내 어울림과 통일감을 배가시킨다.
글 박지혜 기자 사진 윤홍로 기자
경상북도상주시이안면문창리녹동마을은부지2만4500㎡(약7424.2평)에30세대규모로, 정부가 2005년부터 추진한 전원마을 조성 사업의 일환으로 만들어진 전원주택단지다. 또한 농촌마을 종합개발사업의 전국 첫사례이기도 하다. 여기에 경상북도와 상주시, 한국농촌공사가 26억 원을 투자했다. 정부 보조금 지원으로 마을 진입도로, 상하수도, 오ㆍ폐수 처리시설 등 주거단지 조성을 위한 기초생활 기반시설이 조성됐다. 재개발 하면 대도시를 떠올리나, 노후화가 진행되고 있는 농촌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 농촌 역시 재개발이 필요한 곳이라는 정부의 정책 방향이다. 따라서 단순 농산물 생산이라는 농촌의 이미지를 탈피해 쾌적하고 살고 싶은 곳으로 변화시킨다는 게 농촌마을 재개발 사업의 취지다. 이러한 뜻에 마을 주민 14가구가 모두 동의해 자신들의 집을 철거하고 신축 공사가 진행되는 동안 마을 입구 컨테이너에서 생활하는 불편을 감수하기도 했다. 주민들은 자발적으로 4,100만 원을 부담해 마을 어귀의 논 약 1만 6000㎡(4848.5평)를 주민 공동으로 빌려 연꽃단지로 조성, 연꽃 차 · 국수 · 비누 등을 생산하는 공동사업을 벌일 예정이다. 이제는 기존 주민들이 새집을 짓고 입주했을 뿐 아니라 마을을 떠나 도시로 나갔던 이들도 귀농할 예정이다. 공사가 진행되는 동안 한 해에만 전국에서 수백 명이 벤치마킹을 위해 마을을 찾았을 정도로 지금까지 개발사업이 성공적으로 진행돼 온 것으로 소문났다.
포스트 & 빔에 경량 목구조의 결합 다양한 구조와 형태를 지닌 녹동마을 12동의 건축물 가운데 5동의 통나무집이 단지 내 통일감을 부여한다. 모두 목지가(대표 김종근) 작품으로 지난해 8월 착공해 올해 3월 마무리 지었다. 이 통나무집들은 규모와 형태는 각기 달라도 똑같은 공법과 마감재가 적용됐다. 포스트 앤 빔(Post & Beam) 공법에 경량 목구조를 결합한 방식으로 기둥과 보, 장선 등 골격을 사개맞춤으로 짜 맞추고 기둥과 기둥 사이에 40㎝ 간격으로 2″×8″샛기둥(Stud)을 세우고 단열재와 O.S.B. 구조용 판재, 방수 시트, 외벽 마감재순으로 시공했다. 기둥과 보는 강질 목재인 햄록(Hemlock)으로 하고 외벽은 햄록과 조화를 이루는 시더 채널 사이딩으로, 실내는 스프루스(Spruce) 루버로 꾸몄다. 박공 형태의 천장이 답답해 보이지 않도록 보 위로 50㎝ 띄우고 또 다른 보를 설치해, 천장고를 높여 개방감이 극대화되도록 했다. 마을 입구에서 처음 만나는 통나무집 건축주 홍국정(78세) 씨는 재개발되기 전 본인 소유였던 924.0㎡(280.0평) 밭 위에 집을 앉혔고, 현재 마을 공동 연꽃단지로 조성된 부지는 홍 씨가 농사짓던 15마지기의 논이었다고 한다. 평생 농사만 짓느라 새집 지을 생각은 못했는데 깔끔하고 운치 있는 통나무집을 갖게 돼 기분이 좋은 데다 여름이면 활짝 피어날 연꽃을 바로 코앞에서 구경할 수 있어 좋다고 했다. 사실 이 집을 짓기 전까지 통나무집이 있는 줄도 몰랐다고. 녹동마을 입주 예정자가 단지 내 완공된 통나무집을 보고 건축을 의뢰해 목지가는 녹동마을 내 통나무집 2동을 추가 건축할 예정이다.
건축정보(통나무집 5채 공통) · 건축형태 : 통나무집(포스트 앤 빔 구조) · 외벽마감 : 적삼목 베벨 사이딩 시더 채널 사이딩 · 지 붕 재 : 아스팔트 슁글 · 내벽마감 : 스프루스 루버 · 천 장 재 : 스프루스 루버 · 바 닥 재 : 강화마루 · 설계 및 시공 : 목지가 010-7599-6332 www.mokzig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