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구 빛 외벽과 하늘이 맞닿은 부분, 지붕에 요철을 낸 모습이 마치 성곽을 연상시킨다. 건물 앞으로 세로로 길게 펼쳐진 정원은 제주 화산석을 깐 테라스와 푸른 잔디 그리고 지하수를 이용해 만든 연못 등 조경물이 한 데 어우러져 아기자기하고 싱그럽다. 여기에 남한강에서 밀려드는 정취가 더해져 정원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웰빙 라이프를 누리는 듯하다.
건축정보 · 위 치 : 경기도 양평군 양서면 대심리 · 부지면적 : 1010.0㎡(305.0평) · 대지면적 : 744.0㎡(225.5평) · 연 면 적 : 270.6㎡(82.0평) · 건 폐 율 : 26.17% · 용 적 률 : 43.08% · 건축형태 : 3층 철근콘크리트조 · 외 벽 재 : 스터코 · 지 붕 재 : 점토기와 · 내 벽 재 : 실크벽지, 루버, 황토 타일 · 바 닥 재 : 타일, 강화마루 · 창 호 재 : 시스템창호(이중창) · 난방형태 : 지열 냉난방 · 식수공급 : 지하수 · 시행/시공 : 강한주택 031-882-0706 www.kh04.co.kr
서울과 양평을 잇는 6번 국도를 타고 달리다 우측 대심리로 방향을 틀어 언덕을 오르면 남한강을 조망하며 자리 잡은 전원주택들이 한 채 두 채 그 미려한 자태를 드러낸다. 임옥순(70세) 씨의 전원주택은 마을에서 비교적 고도가 높은 곳에 위치해 전망이 우수하고 아늑한 기운이 감돈다. 서울에서 거주하던 임 씨는 기존에도 단독주택에 거주했지만 보다 자연환경이 우수한 곳에서 노후를 보내고, 자식들에게 휴식처를 선사하고자 전원주택을 마련했다. 그는 강한 주택(대표 서호창)에 건축 상담을 의뢰하며 슬하에 3남매와 손자손녀들이 추후 사용할 것도 건축 계획에 넣을 것을 당부했다. 그래서 다락까지 포함한 총 바닥면적은 320.2㎡(97.0평)으로 규모가 꽤 크다. 입주 계획은 임 씨와 둘째딸 가족이 함께 거주할 것으로 잡았다. 임 씨는 주택을 마련하면서 특히 느지막하게 결혼한 막내아들의 어린 손주들이 눈에 밟혔다. 해서 아이들이 좋아하는 다락을 거의 모든 방에 다 드렸을 정도다. 곳곳에 다락이 있다 보니 공간이 상당히 역동적이다. 다락방과 다락 계단실로 복잡다단한 동선은 그야말로 아이들이 뛰어다니고 놀이를 하기에 제격이다. 정글짐이 따로 없다. 또한 천장 고가 높지 않아도 되는 욕실 상부에 다락을 배치하는 등 공간을 수직 분할해 만든 다락 덕분에 공간구성은 실속 있게 짜여졌다. 양평 주택의 중심부이자 이색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 곳은 단연 1층 거실. 거실 후면에 다락을 드리고 천장 고가 높은 거실과 다락 경계에 기다란 수족관을 설치해 시선을 끈다. 거실 다락에서 아이들이 장난감을 가지고 놀고 책도 읽고 물고기를 보며 신나해 할 것을 상상하면 임 씨는 더없이 행복하다. 여기에 욕심을 더 낸다면, 아이들에게 '동화 속 할머니 집'이라는 칭찬을 듣는 것. 또한 자녀와 손주들이 이곳에서 휴가를 지내기에도 불편함 없도록 공간을 배치했다. 추후 인근에 리조트가 조성될 예정이어서 휴양지로도 손색없는 곳이다. 1층 공간을 주로 사용하는 임 씨의 동선과 겹치지 않도록 2층에 독립형 주방/식당을 드리되 계단실에서 바로 이어지는 위치에 배치해 1층과 3층에서도 단순한 동선이 되도록 했다. 마당과 대문 쪽으로 둔 두개의 현관 중 대문과 마주한 현관에는 별실로 통하는 문을 설치했는데 내부 복도에서 벗어난 채 출입문을 설치함으로써 별채 느낌을 냈다. 손님이 주인 공간을 통하지 않고 현관과 마당을 편리하게 사용하도록 배려한 것이다. 전면에는 분합문을 설치해 원룸 형태의 방에 개방감을 부여하고 마당으로 이동이 편리하다. 2, 3층 베란다는 정원으로 꾸며 1층으로 내려오지 않더라도 위층에서도 야외활동이 가능하다. 면적 또한 화초와 텃밭 가꾸기, 바비큐 파티를 열기에 충분하다.
개방감보다는 단열 ! 양평 주택은 다락이 많은 것 외에 침실 방문을 투명 유리로 시공했다는 점도 특징적이다. 다른 실은 투명 문을 설치하더라도 프라이버시 보호가 필요한 침실만큼은 불투명하게 처리하는 게 일반적이다. 방문이 투명하긴 해도 실제 사용하는 공간은 외부 시야에서 벗어나도록 공간을 계획했으므로 복도의 연장선과 마찬가지다. 임 씨는 1층 침실을, 둘째딸 가족은 2층을 사용할 계획이다. 사용 공간이 분리되므로 개인공간을 철저히 폐쇄할 필요가 없었다고 한다. 오히려 방문을 투명하게 처리했기에 시각적으로는 물론 심리적으로도 개방감 넘치는 공간이라는 긍정성을 얻었다. 주택은 2년간 느긋하게 지어졌다. 조망과 이웃 건물과의 지붕 선을 고려해 부지를 돋우는 등 토목공사 작업량이 적지 않아 공사를 서둘렀을 법한데도 임 씨는 천천히 진행시켰다. 천천히 집터를 매만지다 보니 연못 모양도 예쁘게 완성됐고 수년이 흐른 정원처럼 구성미가 넘치고 자연스러운 맛도 생겼다.
양평 주택에 적용된 또 다른 변칙은 마치 전원주택의 표준처럼 돼 있는 거실 전면 대형 창을 달지 않았다는 것. 강한주택 권정이 실장은"건축주께서 이전에 살던 주택은 대형 창을 걸었는데 겨울에 춥고 단열이 잘 되지 않는 것 같다면서 이번에는 창을 작게 내 달라고 주문하셨어요"라며"특히 창호는 단열이 취약해 시공팀에서 신경을 많이 썼는데 복층유리 창호를 이중으로 달아 겨울철 난방비 걱정을 덜 수 있도록 했어요"라고 설명했다. 외벽은 양단열을 적용했다. 철근콘크리트 골조 외부에 50㎜ 비드법 보온판(스티로폼)을 시공하고 그 위에 8㎜ 열반사 단열재를, 내부 쪽으로도 8㎜ 열반사 단열재를 추가했다. 지붕은 모임지붕 처리를 위해 경량목구조로 골조를 만들고 유리섬유 단열재를 충전했다. 계속 치솟는 기름 값과 넓은 주택 면적으로 난방비를 염려하던 임 씨는 옆집에 지열에너지 시스템을 설치해 지난겨울 난방비 걱정을 덜었다는 경험담을 듣고 지열 냉난방 시스템을 설치했다. 그리고 거실 한쪽에 설치한 노출 벽난로가 전원주택의 운치를 살리며 보조 난방을 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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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을 전원주택 인테리어의 핵심으로 여겨 대형 유리창을 다는 추세도 변화되는 듯하다. '에너지와의 전쟁'이라는 말을 실감할 정도다. 전원주택에 살아 본 경험이 있는 건축주들은 실내 개방감이나 전망보다 쾌적한 생활, 난방비 절감에 더욱 관심을 갖는다. 그만큼 유리창이 얼마나 열손실이 많은 부분인지 경험으로 터득한 것이다. 그리고 창이 작아진다고 아름다운 풍경이 사라지는 건 아니라고 말한다. 그 대신 보기 위한 마당이 아닌 즐기고 행하기 위한 마당으로 꾸민다. ' 그림의 떡'보다 '먹는 떡'이 배부름은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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