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람선이 노니는 충주호는 안개 낀 낮에도 아름다운 조망을 자랑한다. 호수와 땅의 경계가 곡선을 이룬 땅 위를 드라이브를 즐기려는 차량이 천천히 움직인다. 마즈막재 고개 중턱에 차를 세워 유유히 흘러가는 충주호를 바라보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다시 차를 몰아 단박에 눈에 들어오는 깔끔한 흰색 목조 건물을 따라가니 어느새 충주호가 시야에 가득 담기는 가장 높은 곳에 올라 서 있다. 그리고 그곳에 카페 솔뱅SOLVANG이있다.
글 권정희 기자 사진 홍정기 기자 취재협조 카페 솔뱅 043-856-2907 충북 충주시 종민동 817-1 설계 및 시공 ㈜팀버하우스 02-426-9400 www.timberhouse.co.kr
충주댐 물문화관 바로 위, 하늘과 산이 맞닿은 경계선 아래 하얀 목조건물이 보인다. 카페 솔뱅SOLVANG이다. 호수를 발아래 둔 높은 부지에 자리 잡은 카페는 충주호를 내려다보는 듯 위엄 있으면서 건물 뒷산 푸른 나무들과도 조화를 이루니 발길을 옮기지 않을 수 없다. 입구를 알리는 표지판에서 들리는 음악 소리에 이끌려 들어가니 젊은 여사장이 편안하고 조용히 손님을 맞는다. 카페 오픈 시간인 11시를 조금 넘겼음에도 손님 발길이 잦다. 홈페이지도 홍보수단도 없지만 입소문으로 찾는 이가 많은데 열 개 남짓한 테이블에 직접 고른 소품들과 인테리어 소재로 따뜻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여유 있는 좌석은 한층 손님에게 편안한 휴식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충주호와 충주 시내를 연결하는 고개, 마즈막재 정상에 위치해 솔뱅에서 내다보는 경치가 장관이다. 햇살 가득한 날 푸르른 충주호와 둘러싼 계명산을 감상하는 것도 좋지만 이렇게 안개가 자욱한 충주호는 절로 명상에 잠기게 하는 묘한 매력이 있다.
햇빛 잘 드는 곳, 밤에는 더 아름다워 김범선 사장 말에 의하면 특정 연령대가 아닌 남녀노소 구분없이 카페를 찾는다고 한다. 모과차, 율무차 등 직접 담근 차를 찾는 이들이 많고 간식이 될 만한 먹을거리도 맛이 일품이어서 20대 젊은 층에서 60~70대 노년층까지 인기가 많다고 한다. 특히 주말에는 충주호 나들이를 나온 가족 단위 손님이 많다. 김 사장은 처음 카페와 펜션 사이에서 고민하다 결국 두 가지를 결합한 형태로 짓게 됐다. 그래서 복층으로 올리고 1층은 카페, 2층은 펜션으로 쓴다. 거주하던 서울을 떠나 이곳으로 온 것은 전원생활을 희망하는 부모님 때문이다. 부모님을 위한 집을 짓는 것이 우선이었다는 김 씨는 "전원에 두 분만 계시면 아무래도 적적하지 않으실까 생각했어요. 근처에 뭐라도 지어놓고 사람들이 왔다 갔다 하면 좋겠다 싶었죠"라며 카페를 열게 된 이유를 밝혔다. 서울에 각자 살던 김 씨 가족은 전부터 전원생활을 원하던 부모님의소원대로고향인충주로내려와함께살게되었다고. " 카페는 부모님이 원하시던 대로 했어요. 미국 여행 중 봐둔 하얀 목조주택이 썩 마음에 드셨나 보더라고요. '하얀 벽의 유럽풍 목조주택', 이게 시공사에 말한 유일한 요구 조건이었죠." 솔뱅이라는 이름은 여행 중 '미국의 덴마크'라 불리는 'SOLVANG'마을을 방문한 데서 나왔다. 마을은 1911년 미국 중서부 지역에 거주하던 덴마크 출신 이민자들이 캘리포니아주州샌타 바버라 카운티Santa Barbara County로 집단 이주해 조성한 곳이라는데 솔뱅은 덴마크어로 '햇빛 잘 드는 곳(Sunny Fields)'이라는 뜻으로 카페와도 딱 맞아떨어져 이 이름을 쓰게 됐다. "드라이브 코스로도 각광받는 마즈막재는 벚꽃 휘날릴 때나 단풍들 때면 경치가 장관이죠. 평소에는 오후에서 저녁으로 넘어가는 시간이 충주호 경관의 절정 같아요. 노을을 머금은 충주호는 정말 아름답거든요. 이에 맞춰 카페도 야외 조명등을 켜 충주호에 지지않으려 한답니다."